증여받는 부동산에 대출이나 보증금이 있으면, 그 채무를 꼭 넘겨받아야 하나요?
증여받는 부동산에 걸린 채무라고 해서 모두 넘겨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 대출(근저당)은 넘겨받을지 정할 수 있습니다. 넘겨받으면 부담부증여, 넘겨받지 않으면 단순증여입니다. 다만 넘겨받았는지는 계약서보다 증여 뒤 누가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상환하는지로 판단합니다. 임대보증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임차인이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갖췄다면 증여받은 사람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고(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보증금 반환채무도 법에 따라 함께 넘어옵니다.
대출은 넘겨받지 않아도 됩니다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채무는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로서 수증자가 인수한 금액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제1항). 법은 인수한 금액을 공제할 뿐 담보된 채무를 인수하라고 정하지 않습니다.
증여세 과세가액은 증여일 현재 이 법에 따른 증여재산가액을 합친 금액[제31조제1항제3호, 제40조제1항제2호ㆍ제3호, 제41조의3, 제41조의5, 제42조의3, 제45조 및 제45조의2부터 제45조의4까지의 규정에 따른 증여재산(이하 "합산배제증여재산"이라 한다)의 가액은 제외한다]에서 그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그 증여재산에 관련된 채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채무를 포함한다)로서 수증자가 인수한 금액을 뺀 금액으로 한다.
국세청은 수증자가 채무를 인수한 사실이 입증되면 그 채무액을 빼지만 인수하지 않았으면 빼지 않는다고 회신했습니다. 같은 회신에서 증여자가 자기 채무를 자금출처가 확인되는 자기 돈으로 계속 갚는 것은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재산세과-270, 2010.5.4.).
그래서 근저당이 설정된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대출은 부모가 계속 상환하기로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증여라 아파트 가액 전부에 증여세가 과세되고, 부모에게 양도소득세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대출을 자녀가 넘겨받으면 부담부증여가 되어 채무액만큼은 부모가 자녀에게 양도한 것으로 보아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소득세법 제88조 제1호 후단).
넘겨받았는지는 누가 상환하는지로 판단합니다
계약서에 "채무를 인수한다"고 적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국세청은 누가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상환하는지로 인수 여부를 판단합니다(재산세과-270).
어머니에게 주택을 증여받은 자녀가 근저당 대출까지 넘겨받았다며 증여재산가액에서 빼 달라고 한 사건이 있습니다. 조세심판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 후에도 근저당 채무자는 여전히 증여자였고 증여일 이후에도 증여자가 이자를 지급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증여 뒤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9개월분 이자를 한꺼번에 송금한 내역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조심 2020인7381, 2020.12.29.).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이라면 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이들 사이의 부담부증여는 수증자가 채무를 인수했더라도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제3항). 금융회사 채무라면 그 기관의 채무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그 밖의 채무는 채무부담계약서·채권자확인서·이자지급 증빙 등으로 증명해야 이 추정이 깨집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2항, 제10조 제1항).
추정이 깨지지 않은 채무액은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대신 양도로 보는 부분에서도 제외되어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1조 제3항 단서).
전세·월세 보증금은 법에 따라 함께 이전됩니다
임대 중인 주택이라면 보증금은 따로 판단합니다.
임차주택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대법원은 매매뿐 아니라 증여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도 이 조항의 양수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93다4083, 1993.11.23., 당시 제3조 제2항).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갖췄다면(같은 법 제3조 제1항) 증여와 동시에 수증자가 임대인이 되고 보증금 반환채무자도 수증자가 됩니다. 다만 임차인이 증여 사실을 안 날부터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하면 증여자의 보증금 반환채무가 그대로 남습니다(대법원 2001다64615, 2002.9.4.).
그래서 "보증금은 부모가 책임지기로 했다"는 두 사람 사이의 약정만으로는 임차인에 대한 반환채무가 증여자에게 남지 않습니다. 증여자가 받아 보관하던 보증금을 증여하면서 수증자에게 인도한 경우에 대해 국세청은 그 보증금을 증여재산가액에서 빼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인도한 돈이 별개의 현금증여인지, 채무와 그 채무에 해당하는 돈을 함께 넘겨받은 것인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판단한다고 회신했습니다(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1171, 2008.5.13., 재산세과-563, 2011.11.28.).
임대 중인 토지의 지분을 아들 둘에게 증여한 사건이 있습니다. 아들들은 보증금을 인수하지 않은 단순증여로 신고했는데, 증여등기 후 약 50일 뒤 증여자가 보증금 상당액을 현금으로 송금한 사실이 이후 세무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과세관청은 보증금을 인수한 부담부증여로 보아 토지 증여세를 줄이고 증여자의 양도소득세 과세자료를 통보했으며, 나중에 받은 현금은 별개의 증여로 과세했습니다. 토지 임대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아니었고, 심판원은 수증자들이 임차인에게 낸 승계확약서에 임대인의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적혀 있고 증여자가 반환채무를 계속 부담하기로 정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처분을 유지했습니다(조심 2020서2464, 2021.6.9.).
보증금까지 넘겨받지 않으려면 증여 전에 임대차를 정리하고 증여자가 보증금을 반환한 뒤 증여합니다. 임차인이 아직 입주하지 않았거나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대항력이 없다면 제3조 제4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계약 관계를 따로 확인합니다.
취득세는 따로 판단합니다
증여세에서 채무 인수를 인정받았다고 취득세에서도 유상취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담부증여에서 채무액만큼은 유상취득으로 보지만,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받는 부담부증여는 원칙적으로 전부 증여(무상취득)로 봅니다(지방세법 제7조 제12항 단서, 제11항).
채무 부분을 유상취득으로 인정받으려면 수증자가 대가를 치를 능력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증여세를 신고한 다른 수증재산을 제외하면 수증자 본인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판단해야 하고 증여받은 부동산 자체는 고려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4두67238, 2025.10.16.).
이 사건의 수증자는 아버지에게 보증금 반환채무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증여받은 사람입니다. 증여세는 보증금을 빼고 신고했지만 취득세는 12% 무상취득 중과로 신고한 뒤 보증금 부분에 유상 세율을 적용해 달라며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원심은 그 아파트에서 새 임차인에게 받을 보증금으로 반환할 수 있다며 수증자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부담부증여 취득세를 어떻게 나눠 계산하는지는 부담부증여 취득세, 채무액이 시가의 70%에 미달하면 유상취득이 부인되나요?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넘겨받지 않아도 남는 것
단순증여를 골라도 근저당과 보증금은 평가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재산과 임대보증금을 받고 임대한 재산은 담보된 채권액 등을 기준으로 한 평가액과 시가(또는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6조). 기준시가로 신고하려던 부동산이라도 담보된 채권액이 더 크면 그 금액이 증여재산가액이 되고 단순증여라 채무는 빼지 않습니다.
담보도 그대로 남아서 증여자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수증자 명의가 된 부동산이 경매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채무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이 경매되면 양도소득세는 소유자에게 과세된다는 점은 타인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이 경매되면 양도세는 담보제공자가 납부합니다에 정리했습니다.
반대로 채무를 넘겨받아 부담부증여로 신고한 뒤 증여자가 대신 상환하면 그 금액에 다시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제3자로부터 채무의 인수나 변제를 받으면 그 이익이 증여재산가액이 되기 때문입니다(같은 법 제36조 제1항). 국세청은 인수한 것으로 인정한 채무를 따로 사후관리합니다.
신고 전 확인할 것
- 채무의 종류: 근저당 대출인지, 임대보증금인지 나눕니다. 대출은 인수 여부를 정할 수 있지만 대항력 있는 주택 임차인(상가는 건물 인도와 사업자등록 신청을 마친 임차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의 보증금은 수증자에게 이전됩니다.
- 실제로 상환할 사람: 대출을 넘겨받는다면 채무자 명의 변경, 이자 자동이체 계좌 변경까지 마칩니다. 은행에 채무인수(채무자 변경) 승인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합니다.
- 가족 간 증빙: 배우자·직계존비속 사이라면 금융회사 채무 확인서, 채무부담계약서와 이자지급 증빙처럼 객관적 서류를 준비합니다.
- 수증자 본인의 상환 능력: 취득세에서 채무 부분을 유상취득으로 인정받으려면 수증자의 소득과 재산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 평가액: 근저당은 채권최고액이 아니라 증여일 현재 담보하는 채권액을 기준으로, 그 금액과 보증금 합계가 시가나 기준시가보다 큰지 확인합니다.
- 증여 뒤 돈의 흐름: 단순증여라면 대출은 증여자가 자기 돈으로 상환합니다. 부담부증여라면 수증자가 상환합니다. 이 흐름이 엇갈리면 신고 내용이 바뀝니다.
부담부증여의 양도세·증여세 계산 구조는 채무가 있는 주택을 증여하는 부담부증여, 세금이 줄어드나요?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파트에 대출이 있는데 부모님이 계속 갚으시기로 했습니다. 문제가 되나요?
증여자가 자기 채무를 자금출처가 확인되는 자기 돈으로 상환하는 것은 증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재산세과-270). 다만 대출을 넘겨받지 않았으니 단순증여이고, 아파트 가액 전부에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부모님에게 양도소득세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Q. 증여계약서에 대출 인수를 적었는데 이자는 부모님 통장에서 나갑니다. 부담부증여로 인정되나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근저당 채무자가 그대로 증여자이고 증여 뒤에도 증여자가 이자를 지급한 사건에서 심판원은 채무 인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조심 2020인7381). 계약서보다 실제로 누가 상환하는지로 판단합니다.
Q. 세입자가 사는 아파트를 증여받으면서 보증금은 부모님이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단순증여로 신고하면 되나요?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마치고 거주하고 있다면 증여받은 사람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보증금 반환채무도 수증자에게 이전되므로 부담부증여로 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증여 뒤 부모님이 보증금 상당액을 송금했다가 그 돈이 별개의 증여로 과세된 사례가 있습니다(조심 2020서2464).
Q. 부담부증여로 넘겨받은 대출을 몇 년 뒤 부모님이 대신 갚아 주면 어떻게 되나요?
부모님이 상환한 금액만큼 다시 증여세가 과세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6조 제1항). 국세청은 부담부증여에서 인수한 것으로 인정한 채무를 사후관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