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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2026-09-09

공시가격으로 신고한 상속·증여세,
국세청 사후 감정평가로 다시 매길 수 있을까

상가나 꼬마빌딩을 공시가격으로 신고해 상속⁠·⁠증여세를 냈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국세청은 신고 뒤에도 법정결정기한⁠(상속은 신고기한부터 9⁠개월, 증여는 6⁠개월)⁠까지 감정평가를 의뢰해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삼아 세금을 다시 매길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개시일⁠(증여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2026⁠년 4⁠월 대법원이 이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했는데 세금이 늘어나는 이유

재산의 상속⁠·⁠증여세는 시가로 매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가에는 매매가액뿐 아니라 감정가액도 포함됩니다. 시가를 알기 어려우면 공시가격 같은 보충적 평가액으로 신고합니다. 상가나 이른바 꼬마빌딩, 나대지는 아파트와 달리 비교할 매매사례가 드뭅니다. 그래서 공시가격, 즉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시가격은 시가보다 낮게 잡히니 세금도 낮게 신고됩니다.

2019⁠년 시행령 개정이 그 길을 열었습니다. 상속 전후 6⁠개월의 평가기간이 지난 뒤라도, 법정결정기한까지 이루어진 감정이라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세청은 2020⁠년부터 이른바 꼬마빌딩 감정평가사업을 벌였습니다. 공시가격으로 낮게 신고된 고가 부동산을 골라 직접 감정을 의뢰합니다. 대상은 2025⁠년부터 주거용 부동산까지 넓어졌습니다.

평가기간이 지난 뒤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감정 등이라도, 평가기준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신청하는 때에는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 (요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실제로 세금이 21⁠억원 늘어난 사건

서울의 대지 지분을 상속받은 납세자가 공시가격에 따라 약 74⁠억원으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신고 8⁠개월 뒤 서울지방국세청이 감정기관 두 곳에, 납세자도 두 곳에 감정을 맡겼습니다. 과세관청이 시가로 본 값은 네 감정가액의 평균인 약 115⁠억원입니다. 여기에서 상속세 약 21⁠억원이 더 나왔습니다⁠. 5⁠년 넘는 다툼 끝에 2026⁠년 4⁠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4⁠두61780).

대법원이 세운 세 가지 기준

대법원은 소급감정 과세를 전면 허용하지도, 전면 금지하지도 않았습니다.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과세관청이 스스로 의뢰한 소급감정으로 과세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감정가액이 없던 재산이라도 법정결정기한까지 감정을 의뢰해 새로 만든 감정가액으로 과세할 수 있고,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을 골라 감정하는 것도 조세법률주의와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공시가격 신고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둘째, 그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려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을 충족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엄격하게 봤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생기는 일반적인 가격변동도 따지고, 그 기간은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전 기간입니다.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개별공시지가 상승률과 지역 지가변동률에 비추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납세자 본인이 의뢰한 감정 두 건까지 포함된 평균 감정가액인데도 시가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법원이 소송에서 실시하는 감정은 이 요건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시행령 규정은 처분 단계를 규율할 뿐, 법원은 그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쟁점에서 이기고도 세액을 못 돌려받는 구조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두 번째 기준에서 이겼습니다. 과세의 근거였던 감정가액 115⁠억원이 배척됐습니다. 그런데 돌려받은 세액은 약 1⁠억원에 그쳤습니다.

항소심에서 과세관청이 법원감정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은 토지가액을 약 113⁠억원으로 평가했고, 항소심은 이를 시가로 인정해 정당세액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과세관청 감정가액과 2%⁠도 차이가 나지 않는 값입니다.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은 변론이 끝날 때까지 드러난 자료로 정당한 세액을 확정합니다. 돌려받는 금액은 신고가액이 아니라 법원감정 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감정가액을 다투어 이기는 것과 세액을 돌려받는 것은 다릅니다.

대법원도 이 위험을 의식했습니다. 과세관청이 처분 단계의 감정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소송에서 법원감정을 신청해 절차적 통제를 형해화하거나, 이미 주장한 시가를 증명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 유리한 자료를 새로 찾으려는 목적이라면, 법원이 그 채택 여부를 더 신중히 심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기준에 붙은 유일한 단서입니다.

어떤 부동산이 대상이 되나

국세청은 사무처리규정에 따라 감정평가 대상을 고릅니다.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추정시가와 공시가격 등 보충적 평가액의 차이가 큰 부동산이 그 대상입니다. 공시가격이 시가보다 많이 낮은 상가, 꼬마빌딩, 나대지가 주로 걸립니다. 2025⁠년부터는 주거용 부동산까지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국세청이 밝힌 4⁠년간 실적에서 신고가액 4⁠조 5,000⁠억원이 감정을 거쳐 7⁠조 7,000⁠억원으로 다시 평가됐습니다. 다툼의 초점은 처분이 위법한지에서 시가를 얼마로 보느냐로 옮겨갔습니다.

납세자가 지금 확인할 것

  • 감정 대상 가늠⁠: 공시가격과 실제 시세의 차이가 큰 부동산이면 감정 가능성을 열어 둡니다. 신고 전에 시세를 먼저 파악합니다.
  • 자기감정 시점⁠: 스스로 감정을 받을지, 받는다면 언제 받을지 신중히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가 국세청 감정 뒤에 대응으로 받은 감정 두 건은 과세 근거가 된 평균값에 포함⁠됐습니다.
  • 가격변동 자료⁠: 감정 통지를 받았다면 그때부터 지가와 공시가격 변동 자료를 모읍니다.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지만,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짚어 주는 것은 납세자의 몫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세금이 확정되나요?

A. 아닙니다. 법정결정기한까지 국세청이 감정을 받으면 시가가 감정가액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많이 낮은 상가나 꼬마빌딩이 그렇습니다.

Q. 신고한 지 오래됐는데 지금도 감정으로 늘어날 수 있나요?

A. 법정결정기한이 지난 뒤에 만들어진 감정은 이 방법으로는 시가가 되지 않습니다. 상속은 신고기한부터 9⁠개월, 증여는 6⁠개월이 지났다면 이 방법으로 세금이 늘어날 위험은 사라집니다. 기한이 핵심입니다.

Q. 불복하면 낸 세금을 돌려받나요?

A. 감정가액을 다투어 이겨도, 소송에서 법원감정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 돌려받는 금액은 신고가액과의 차액이 아니라 법원감정 가액과의 차액입니다. 이 사건에서 그 차이는 2%⁠에 못 미쳤습니다. 불복에 앞서 실익을 계산하셔야 합니다.

관계 법령⁠·⁠판례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평가의 원칙, 시가주의)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평가기간 경과 후 법정결정기한까지 감정의 시가 인정), 제49⁠조 제2⁠항 제2⁠호⁠(감정의 판단 기준일: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제78⁠조 제1⁠항⁠(법정결정기한: 상속 신고기한부터 9⁠개월, 증여 6⁠개월), 제49⁠조의2⁠(평가심의위원회)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두61780 판결,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두35499 판결
본 칼럼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작성일(2026-09-09) 기준 법령에 따른 것이며, 구체적인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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